누구나 크고 좋은 직장을 다니기 선호한다.
하지만, 인생살이가 원하는대로 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퇴근하고 우연히 '좋좋소' 웹드라마를 보게 되었다.
처음에는 퀄리티도 너무 좋지 않고, 진정성도 보이지 않고,
제목부터 너무 세상을 만만하게 바라보고, 단순한 가쉽거리로 작품을 만든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래서 혐오하기 까지 했다..
오히려 보면 볼수록, 내 자신의 편견이 얼마나 형편 없는지...
일깨워주는 좋은 작품이라 생각한다.
꼭 화려하고.. 비싼 작품이 좋은것은 아닐것이다.
이 작품은 작은 예산으로도 좋은 품질의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여실하게 보여준다.
누군가 '하이퍼 리얼리즘'이라 평가 했던게 거짓이 아님을 다시 한번 느낀다.
보는 내내 불편하기도 했고, 재미있기도 했고...
내가 처음 직장 생활했던..
고등학교 시절이 참 많이 떠올랐다.
주인공 처럼 나도 너무 소극적이고 내성적인 사람이였고....
아버지가 없는 삶의 무게가 유난히도 무겁던 어린 시절이엿다.
돈도 없고, 빽도 없고....
아르바이트 비용을 갈취도 당해보고,
대학 여름 방학내내 등록금 벌려고...
건설 일용직 노동을 했던 시절이 떠올랐다.
나의 10대 20대 시절은 희망 하나 없는 절망의 시절이였던거 같다....
이 작품을 보면.. 그때 그 시절이 떠올라 마음이 너무 무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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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초반에 식자재 마트에서 배달일을 했었다.
그때, 사장 아들이 나보다 1살 어린 남자 아이였는데....
그 친구는 아버지가 사주신 '벤츠'를 끌고, 여자친구와 매일 매장에 와서 같이 놀고
둘이서 여행 다니며 지냈던게 기억이 난다.
그때, 사장은 나에게 자기차 '세차'를 시키며,
나이도 어린놈이 얼마나 무능하면 ...
뭐 이런일을 하냐고...
비아냥 거렸던게 기억에 남는다.
그 사람은 그동네 지주였고, 라이온스 클럽에서 활동하며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던 사람이였다.
그런 거지같은 인성의 어른의 이중성을 보고, 인생은 정말 거지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던 거 같다.
돈이 많은 부자라 그런지...
그의 아들은 나에게 너무 살뜰하게 잘 했던게 기억에 남는다.
매장에 늘 오면 ...
"형아, 형아..... 배고프지.. 밥은 먹었어?"
그 녀석의 친절함이 오히려 나에겐 더 큰 상처가 되었을지 모른다....
모두가 그런것은 아니겠지만...
삶을 살다보면.. 어린 시절의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지 세삼 느끼게 된다.
나는 늘 괜찮아...
나는 늘 나도 언젠간 좋은 날이 올꺼야....
이렇게 마음을 가다듬고 일을 했었다...
하지만, 나 자신을 속이는 것은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
금요일 오후에 40분 거리에 있는 '어린이 집'에 아이들 간식을 배달하러 갔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라디오에서 (뜨거운 감자 / 청춘 ) 이 흘러 나왔다.
갑자기 오열하며 울었던 기억이 있다.
내가 왜 우는지도 모르겠는데....
그냥 엄청난 눈물이 눈에서 흘러 내렸다.
그런 경험은 처음이였다..
어찌나 많이 울었는지, 운전을 하다 차를 잠시 세우고 멍하니 하늘을 바라봣던거 같다.
나는 그때 삶의 평범한 진실을 알게 되었다.
다른 사람은 속일 수 있어도, 자기 자신은 절대로 속일 수 없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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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좋소를 보는 내내...
내 이야기 내 삶을 말하는 거 같아 정말 슬펐다.
누구나 삶의 처음은 있을 것이다.
많이 두렵고... 많이 힘든 그 시절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그리 오래가지 않고...
지나보면 좋은(?) 추억이 되기도 한다.
모두가 이런 힘든 시기를 겪는다는 것을 의식하고...
나만 이렇게 서럽고, 힘든게 아니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러면 오히려 더 힘이 생기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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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차 드라마 '좋좋소'의 인상적인 엔딩 장면이다. |
주인공이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장면에서..
정말 많이 울었던 거 같다..
나에겐 '메리대구공방전 , 좋좋소' 두작품의 엔딩이 드라마 최고의 엔딩이라 생각한다.
저는 이력서에서 보시다 같이
스펙이 그렇게 뛰어나지 않습니다.
근데, 아니다...
그러다가
저는 30년 평생을
내성적이고 소극적으로 살아와서
사회생활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러다 한 작은 중소기업에 제가 취업을 했습니다.
처음엔 할 줄 아는게 없어서
고생을 좀 했고, 심지어 도망도 갔었습니다.
그러다가
힘든 상황이 되었을때
자꾸 회피만 하려고 하는지
제 자신이 너무 환멸 나고
너무 싫었습니다.
그래서 그 도망갔던 회사에 다시 들어가서
제가 이제 용서를 구했습니다.
이번에는 달라지자
작은 회사였지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관계를 형성했고
그 중소기업을 다니면서
그전에는 겪을 수 없었던 다양한 경험들을 했었습니다.
비록
회사는 다른 이유로 그만두게 됐지만
그 중소기업을 다니면서
그동안 소극적이고 내성적이었던 제 자신을 바꿔줬기 때문에
전 회사에서 겪었던 시간들이
너무나 소중하게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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