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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_후기

‘지슬: 끝나지않는 세월2’ 잊지 못할 제주의 진실

by 그놈궁댕이 2022.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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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품 소개

영화 지슬은 한국 근현대사에 있어 굉장히 슬프고 괴로운 현실을 마주해야 합니다.

이 작품은 194731일부터 1954921일까지 7년7 개월간 벌어진 제주도에 일어난 사건을 모티브로 합니다.

 

이 사건이 그 유명한 ‘제주4.3 사건입니다.

제주43사건은 군인의 무력 충돌과 진압 과정에서 약 3만 명의 제주도 시민들이 국가 권력에 의해 희생당하게 됩니다.

 

남로당 (공산당)과 반공 세력(미군정) 간의 이념 다툼에 무고한 시민들이 대량으로 숙청되고 학살됩니다..

우리가 많이 알고 있는 518 사건의 희생자는 606명입니다.

하지만, 제주43사건은 무려 3만명이 넘는 민간인이 희생되었습니다..

 

국가는 '제주43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했으며, 그 만큼 국가가 그 사실을 인정한다는 의미입니다.

 

 

감독은 과거사건을 강조하려고, 잔인함을 줄이기 위해 감독은 흑백으로 영화를 만듭니다.

사실 흑백 때문에 더욱 기괴해 보이고, 무섭게 만든 것 같습니다.

 

 

주목해야 할 점은 이 작품의 오멸 감독은 실제 제주도 토박이라는 점입니다.

제주 토박이 사람이 제주도의 슬픔에 대해 작품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특별합니다.

 

제주 43 사건의 가장 큰 문제는 사건 자체가 아닐 겁니다..

이 사건을 통해 타 지역에서도 제주도 사람들에 대한 선입견과 탄압이 함께 이뤄졌다는 점에서 매우 무섭고 충격적인 사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듯 많은 사건은 그 사건에 후유증이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사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것에 의해 만들어질 트라우마와 사회적 차별일 겁니다.

 

 

 

 

 

 

2. 줄거리

2013321일 개봉한 독립영화입니다.

제목인 지슬은 제주도 말로 감자를 뜻합니다.

 

194811, 제주도 사람들은

해안선 5km 밖 모든 사람을 폭도로 여긴다.‘

라는 소문을 듣고 삼삼오오 모여 피난길에 오릅니다.

 

도민들은 영문도 모른 채 깊은 산속 동굴에 숨어 살게 됩니다.

그들은 사건이 쉽게 끝날 것이라 생각하고 피난 때 가져온 따뜻한 감자를 나눠 먹게 됩니다.

그 와중에 그들은 집에서 굶주릴 동물들을 걱정하는 아무 잘못도 없는 성실한 농민들입니다.

이 주민들은 안덕면 동광리 주민들인데 실제로 토벌대에 붙잡혀 희생당하게 됩니다.

 

 

518 사건은 제주43사건에 비해 매우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제주 43사건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제주도라는 폐쇄적 공간에 일어난 사건이며, 인지도가 다소 떨어지기 때문에 제주 43사건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은 많이 없었던 거 같습니다.

 

 

 

 

 

 

 

 

3. 지슬의 연출 방식

지슬은 동굴에 숨어 살며 집을 그리워하는 순박한 ’ 제주도민’의 이야기와

그들을 억압하고 폭도로 규정하고 학살하려는 국군의 시점을 번갈아가며 보여줍니다.

 

국군이 엄청 기괴하고 마치 괴물처럼 묘사되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그의 가족이 희생당하고 피해자이기 때문에 더욱 그런 식의 연출을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떤 군인은  죄 없는 제주 사람들을 억압하는 것에 회의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마음의 갈등을 느끼고 제대로 제주사람을 억압하지 못해, 한겨울에 홀딱 벗겨진 상태로 기합을 받기도 합니다.

 

 

특히, 어떤 국인은 노세 하고 아무 힘도 없는 늙은 노파를 살해하면서

나이가 몇이냐고 물어봅니다.

너같은 아들이 있다고 말합니다.

빨갱이는 죽어야 한다고 하면서 담담히 그는 할머니를 살해합니다.

인간으로 하기 힘든 비상식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누군가 제주 43 사건은 국가에 의해 어쩔 수 없이 행해지게 된 피할 수 없는 필연적 사건이라고 말합니다.

그것을 행한 주체는 국인입니다.

아무리 명령에 죽고사는 군인이라 해도 자신의 부모와 같은 힘없는 노인을 폭도라는 이유로 무차별 살해하고, 젊은 여자를 겁탈할까요?

 

 

모든 군인이 그러지 않았을 겁니다.

감독은 분명 심리적 갈등을 느끼는 병사도 있겠지만, 적절한 명분을 통해 자신의 악랄한 폭군적 모습을 표출하는 악의적인 사람도 있었다고 말하는 거 같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국가만의 문제가 아닌 거 같습니다.

어느 정도는 사람 개개인에 대한 문제도 있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이 부분에서 굉장히 마음이 아려 옵니다.

518 때도, 국가가 시켜서 전두환이 시켜서 그런 악행을 했다고 합니다.

분명 시작은 그렇겠지만, 무고한  아무 힘도 없는 어린아이와 늙은 노파와 할아버지를 폭도라고 서슴없이 유린하고 폭력 하는 상황에서 명령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온전히 그런 행위를 할 수 있었을까요?

 

 

감독은 이런 반인륜적인 사건의 전말을 자기 방식으로 공개하고 있다고 봅니다.

이 사건은 국가가 일으켰을지라도, 개개인 스스로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먼가 불합리한 사건이 일어날 때 당사자 스스로도 그것을 올바르게 판단해야 하며 스스로 의식해야 한다고 말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4. 감독 오멸

오멸 감독님 작품은 사실 재미있진 않습니다.

그의 대표작은 역시 지슬입니다.

지슬은 작품 개봉 후 무려 8개나 되는 상을 휩쓸게 됩니다.

 

오멸 감독은 제주도 영평동에서 태어났습니다.

남녕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제주대학교 미술학과를 졸업했습니다.

 

2003년부터 여러 단편을 만들며 인디영화계에는 많은 인지도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작품은 사회적으로 볼 때 불편합니다.

무슨 의미냐면, 누구나 알고 있지만

쉽게 말하지 못하는 불편한 진실에 관한 작품을 많이 만들었습니다.

 

 

2012년에 만든 ’지슬‘’ 지슬‘은 제주 43 사건이라는43 비극적인 근현대사를 조망했습니다.

2014년 ’하늘의황금마차’’ 하늘의 황금마차’는 노인 인권에 대한 주제로 영화를 만들기도 합니다.

그러다, 2015년에는 눈꺼풀이라는 세월호 사건을 주제로 영화를 만들기도 합니다.

이 덕에 박근혜 정부 시절 블랙리스트에 오르기도 합니다.

 

오멸 감독님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나도 지슬을 인천 CGV에서 관람했었습니다.

슬프게도 저녁 8시 였지만, 관객은 채 5명이 되지 않았습니다.

이작품을 통해 이런 비극적인 일이 있었구나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이것이 영화의 순기능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제주 43 사건이 무엇이길래 보다는..

재미가 없는 작은 인디 영화로써 치부된다는 사실이 아쉽지만 불편한 사회적 진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5. 관객 스스로 해야할일

대중은 지극히 당연히 큰 상업영화를 쫓고 따라나서게 됩니다.

어쩔 수 없는 사회적 논리이지만, 지슬처럼 한국인이 꼭 잊지 말아야 하는 역사적 사건과 문제에 대해서 조금은 관심을 갖고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지슬을 100% 믿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이런 사건이 있었고, 대중은 스스로 이 사건을 파 해치고 스스로 결론을 도달해야 합니다.

올바르고, 틀리다. 이런 모든 주체적 생각은 스스로 해야 합니다.

 

만약 제주 43 사건이 국가가 벌인 반인륜적 행위지만 그것이 정당했다고 판단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건전하게 스스로 깨달음을 얻었다면 그것은 그에게 진실이 될 것입니다..

아무리 좋고 당연하다고 해서 절대 강요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 인간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모두의 생각이 같을 순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런 슬픈 과거도 있었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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