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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_후기

‘유도용호방’ 유도에 미친 젊은 청춘의 순수함

by 그놈궁댕이 2022.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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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품 소개

유도용호방은 중국 감독 중에서 가장 비주얼이 뛰어난 감독으로 정평이난 두기봉감독이 연출한 작품입니다.

 

주인공은 곽부성, 고천락, 양가위, 이가은이 나오는 청춘 스포츠물이라 할수 있습니다.

그냥 유도에 미친 놈들 이야기입니다.

 

사실 이작품은 굉장히 피상적입니다.

극 전체를 이끄는 핵심 플롯은 없고, 마치 옴니버스처럼 이어져 나갑니다.

하지만, 캐릭터 자체가 매우 독특하고 유도를 순수하게 좋아한다는 점에서 매우 특별한 작품이였습니다.

문제는 이런 작품의 특성상 호불호가 심하게 갈릴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합니다.

 

이 작품은 피상적이고 설득력이 있지 않기 때문에 분위기와 캐릭터의 성격에 매력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최고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에겐 최악이 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상황에 따라서 매우 허세적이고 소모적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두기봉 감독을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그의 작품 연출은 빛과 어둠의 강한 대비와 강한 콘트라스트를 가지며,

심플하며 매우 상징적으로 표현됩니다.

그의 작품에는 늘 형제의 의리와 순결함이 함께 있습니다.

그런 특징 때문에 그는 누아르 장르에 특히 특화되어 있기도 합니다.

 

두기봉 감독은 대사도 상징적이며 심플합니다.

모든 것이 심플하며 강렬하고, 전체 플롯이 아니라 캐릭터가 주요 설정이기 때문에 사람에 따라선 중2병에 걸린 허세 많은 아이가 만든 작품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감독님의 스타일을 너무 좋아합니다.

전체 플롯은 없다고 하지만, 캐릭터 자체에 똘끼와 순수함과 순결함을 느낄 수 있었고, 디테일한 대화는 없지만 그들의 큰 감정과 작품의 방향성을 알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작품의 원작은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님의 데뷔작인 1943년작 '스카타 산시로의 리메이크로 볼 수 있습니다. 작품 마지막에도 "구로사와 아키라에게 이영화를 바친다.”라고. 엔딩이 올라갑니다..

저는 1943년작을 비디오로 찾아보긴 했는데, 화질이 너무 후져서 집중할 수 없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2. 줄거리

왕년 최고의 유도선수 제토 (고천락)은 유도를 그만두고 망해가는 나이트클럽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어느 날 젊은 유도 유망주 토니(곽부성)가 제토에게 유도로 한판 붙어서 누가 이기는지 겨루자고 찾아옵니다..

 

제토는 왕년에 잘 나가는 모습은 온 데 간데 없이 그냥 평범한 유도에 열정이 식어 버린 한물간 유도 선수가 되어 있습니다.

 

토니는 제토가 순수한 유도인이고 자신이 넘어야 할 산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재의 제토는 너무 실망스럽기만 합니다.

토니는 굉장히 순수한 미친놈 같습니다.

토니는 포기하지 않고, 제토를 각성시키기 위해 그의 주위를 맴돕니다.

아예 친구가 되었다고 해야 할까요?

 

망해가는 나이트클럽에 이상한 여자가 가수가 되겠다고 찾아옵니다..

어찌어찌해서 3명이 동행하게 됩니다.

사실 굉장이 이상하고 어이없는 장면입니다.

하지만, 3명의 캐미가 너무 좋아서 보는 내내 흐뭇했습니다.

이유와 개연성은 없는데, 근데 모였는데 굉장히 재미있다랄까요?

 

제토는 토니의 노력 때문일까요?

여러 사건을 통해 각성하게 되고, 결국 진정한 유도인으로 돌아옵니다..

그 과정에 제토의 최고의 라이벌 양가휘와  바람이 몰아치는 갈대밭에서 한판을 벌이기도 합니다.

 

미친듯 떨리는 갈대소리와 간결하게 터지는 기합과 탄성소리, 어디선가 들리는 일본 노래(?) 

심지어 슬로우로 그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려 합니다.

 

일본 노래 소리는 아마 '구로사와 아키라'감독의 원작에 대한 존경심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3.  작품의 매력

작품에는 큰 흐름은 없는 것 같습니다.

3명의 젊은 미친놈들이 운명적(?) 만남을 통해 순수했던 과거의 열정을 되찾고 어째 어째 된다. 머 그런 이야기 같습니다.

제가 이 작품의 매력을 느끼는 점은 홍콩의 화려한 네온사인입니다..

배경이 예전 홍콩의 향수를 느낄 수 있어 너무 좋았습니다.

그리고, 캐릭터의 엉뚱함입니다.

저는 잘 짜인 리얼리즘 영화도 좋아하지만, 약간 나사 풀린 미친놈들이 나오는 작품도 너무 좋아합니다..

먼가 이상해서 그런지, 그들의 행동은 예측 불가입니다.

그런 점에서 너무 좋았습니다. 갑자기 피식 웃기도 했고요.

감정적으로 참 많은 즐거움을 느낀 작품이었습니다..

 

 

또 다른 매력은 역시 비주얼입니다..

여러 곳곳에 화려한 액션 시퀀스에서 슬로우로 묘사됩니다.

저는 홍콩 누아르를 너무 좋아해서 그런지, 빠른 템포보다 서정적이고 느릿하지만 확실하게 장면이 눈에 들어오는 슬로 모션 액션이 참 좋았습니다.

대다수 액션 영화는 빠르기만 한데, 느릿한 장면을 보면서 액션 자체를 음미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마지막 매력은 단연, 곽부성입니다.

곽부성은 처음 풍운이라는 영화를 보고 팬이 되었습니다.

곽부성은 정말 잘생기기도 했지만, 이 작품에서 유도 자체에 빠져 다른 것은 하나도 보지 않고, 타협도 없고 순수하게 유도에 미친놈으로 나옵니다.

진정한 대결을 위해서 신념을 위해서 멍청해 보일 정도로 순수했습니다.

이런 순수성은 실제 세상에서 보기 힘은 모습일 겁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바보 같고 미친놈 같은 모습이 참 매력적으로 보입니다..

 

 

이 작품은 처음에 언급한 것처럼 매우 매우 호불호가 심합니다.

하지만, 한번 보고 나면 상상할 수 없는 두기봉 감독의 매력에 빠져들게 됩니다.

 

 

 

 

 

 

4.  감독 두기봉을 좋아하는 이유

저는 두기봉 감독을 거장이라 칭하고 있습니다.

두기봉 감독은 1955년 출생했습니다.

그는 중학교를 중퇴했고, 홍콩의 TVB에서 연기자 수업을 수료 후, 오랜 기간 조감독 생활을 합니다.

그는 정규 교육 과정을 제대로 받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가 너무 사랑하는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 조감독으로 생활하는 것만이 감독이 될 길이라 생각했다고 합니다.

 

사실 영화 정규 과정을 겪지 않아서 영화 학도들이 가장 많이 실수하는

때론, 중요시하는 연출론이나 상징성 같은 부분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던 거 같습니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난애 하면서 심플하고, 추상적이며 분위기 하나로 모든 것을 설명합니다.

마치 껍데기는 같은데 속은 남들과 다른 뭔가 색다른 음식과 같았습니다.

 

그는 1977PD로 <설산 비호>라는 작품을 참여합니다.

이작품은 뉴욕 국제 방송제 금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는 영화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되고, 드디어 1978<벽수한산탈명금>으로 영화감독으로 데뷔합니다.

하지만 그는 흥행에 실패하게 됩니다.

 

그는 자신을 비관하기 보다는 자신의 기본 실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단 한작품 실패 후 그는 다시 7년간 방송국으로 돌아가 기본기를 닦기 시작합니다.

 

1986년 <개심귀 3>로 영화계에 화려한 복귀 했고, 상업적으로 성공하게 됩니다.

이후 1989년작 <우견아랑>을 통해 두기봉 특유의 장르적 감각과 스타일을 완성시키게 됩니다.

특히 국내에선 1990년작 <천장지구>를 통해 이름을 알리기 시작합니다.

그는 자신이 살아온 고향 홍콩을 매우 사랑했습니다.

그의 작품의 큰 주제는 (홍콩 무협, 웨스턴,갱스터)를 서로 혼합한 범죄 영화를 주로 만들기 시작합니다.

 

그는 2004<대사건>이라는 작품으로 칸 국제 영화제에 초청되었고, 시체스-카탈로냐 국제 영화제에서 최우수 감독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유도용호방, 익사일, 메드 디렉티브> 작품들은 베니스 영화제 경쟁 부분에 초청받으며 홍콩을 넘어 세계적 감독의 위상을 갖게 됩니다.

 

그는 첫 작품의 실패 이후 바로 도전하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기본기를 닦으러 미련 없이 돌아갑니다.

그리고 무려 7년간 기본기를 닦습니다.

이런 모습에서 저는 사람 두기봉을 멋지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중학교도 제대로 나오지 못했지만, 자신이 하고 싶다는 의지로 현업의 밑바닥부터 착실하게 시작합니다.

 

또한, 그는 자신이 존경하는 감독인 구로사와 아키라의 존경심을 표현하고자, 유도용호방 같은 작품을 만들기도 합니다

그의 작품은 호불호가 갈릴지라도, 인간 두기봉은 멋진 사람이 틀림없다고 단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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