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 학교는
넷플릭스에서 2022년 공개한 한국의 좀비 드라마입니다.
워낙 좋은 리뷰가 많아서 간략하게 주관적 내용을 정리합니다.
일단, 12회를 여러 번 보기 너무 힘들었습니다 . .ㅠㅠ
좀비 바이러스의 시작점인 화성의 어느 학교가 배경이며, 그곳에서 필사적인 탈출을 꿈꾸는 이야기입니다. 넓은 것 같으면서도 좁은 공간인 학교, 그 속에서 일어나는 정말로 극적이고 위험한 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장르 : 호러, 좀비, 스릴러, 액션, 어드밴쳐, 드라마, 판타지
공개 : 2022년 1월 28일
총 회차 : 12부작
상영길이 : 11시간 49분
제작 : film monster , jtbc sutdios , 김종학 프로덕션.
감독 : 이재규, 김남수
원작 : 2009년 웹툰
사실 이재규 감독님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감독님입니다.
2003년 다모 , 2008년 베토벤 바이러스....
두 작품을 모두 재미있게 봤기 때문에 더욱 기대하는 감독님입니다.
==
1. 생각보다 너무 길었던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 12회로 구성되어 있으며, 대체로 긴 편입니다.
장르에 따라 다르지만, (좀비 + 액션 + 학교) 라는 컨셉을 본다면 매우 긴 편에 속한다고 봅니다.
좀비 한국 드라마의 대표작 ‘킹덤’은 시즌 당 6회를 선회합니다.
시즌1 = 6회 | 시즌2 = 6회 | 시즌3 =1회 |
킹덤과 단순 비교는 힘들겠지만,
컨셉과 설정만 비교해 본다면 킹덤에 2배나 되는 길이가 쉽게 납득이 되진 않습니다.
지금 우리 학교의 스토리를 대충 축약하자면...
좀비 바이러스의 태동.
학교의 비극적인 차별 사회문제 (?)
좀비 바이러스가 퍼져 나가기 시작하고.
그리고 싸우고 탈출하고...
이렇게 4가지 정도로 나눠질 수 있을 겁니다.
이런 에피소드 사이사이에 조금씩 연출을 추가한다고 해도, (8회~10회)면 충분히 스토리와 서사를 표현하고도 남을 것입니다. 일단 sf 장르에서 너무 억지로 스토리를 길게 만들면, 그 속에 각종 개연성과 현실성 오류가 속속 등장하는 문제가 생기기도 합니다.
배경이 학교가 아닌, 넓은 공간이나 세계라면 상관없겠지만, 필연적으로 공간이 작기 때문에 연출적으로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서 감독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여러 쓸데없는 감정씬과 신파 장면을 많이 넣을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또한, 풋풋한 학생이 주인공이기 때문에 로맨스도 넣어야 하고...
그리고 흔하디 흔한 학교 폭력과 부도덕한 선생과 좋은 선생을 넣어야 했을 겁니다.
일단, 12회는 배경과 컨셉에 비해 매우 길다고 봅니다.
분명히 초반에는 매우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는 작품이지만, 회차가 거듭 될수록 지루하고 따분하기만 합니다. 좀비 컨셉이 한국 작품에서만 특이할 뿐이지, 실상 관객은 수많은 좀비 영화나 드라마에 지쳐 있습니다.
워킹데드를 필두로.... 너무나도 많아서... 좀비가 전혀 신선하지 않습니다.
킹덤이야 우리만의 전통적인 과거 시대에 있었다는 점에서 흥미롭고 독특하게 느낄 테지만,
현대극에서의 좀비는 너무 식상합니다.
2. 한국의 연기력 논란
한국과 해외의 반응에 많은 차이가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주로 배우들의 연기력 논란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아마도, 한국 사람들은 모국어로 연기하는 배우들의 사소한 실수와 어색한 말투를 쉽게 인지했을 겁니다.
우리들이 해외 할리우드 영화에서 배우들의 어색함을 많이 느끼지 못하듯이, 언어의 차이와 문화의 차이 때문에 동일한 문화를 가진 우리들은 쉽게 어색함을 느끼겠지만, 해외 유저들은 그렇게 느끼지 못했을 겁니다.
일단, 한국 콘텐츠가 세계적이라 해도 해외로 진출한 작품이 그렇게 많진 않습니다.
(킹덤, 오징어게임, 지옥...... 이 정도... 일테니깐...)
우리에게 친숙함이 외국인에게 낯설면서 신선하게 느껴질 여지가 많습니다.
이건 어쩔 수 없다고 봅니다.
‘지금 우리 학교는‘의 국내 해외 논란을 본다면, 우리가 명작이라 불러도 해외에서 졸작 취급을 받을 수도, 반대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또한 한국의 문화를 먼저 접하고 알고 싶어 하는 일부 서양의 ’환상 주의’가 생기면서 더 재미있다고 착각하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3. 생각보다 많은 신파 설정.
이것은 한국 관객의 특징 때문일 겁니다.
한국에서 신파는 욕을 먹어도 늘 성공하는 성공 장르로 통합니다.
신파로 가장 유명한 감독은 ‘국제시장, 해운대, 영웅‘ 으로 유명한 JK필름의 윤제균 감독님입니다. 안중근 일대기를 그린 ’영웅’의 후반 작업이 끝난 지 1년이 넘어가는데, 아직도 개봉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 많이 아쉬운 감독님입니다.
개인적으로 작품에 참여해서 더욱 애착이 가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명랑2 , 영웅’ 은 무조건 흥행이 대박이 날 작품인데...
대중에게 아직 공개되지 못했다는 점에서 너무 아쉽습니다.
늘 성공하는 신파를 선택한 이유는 국내에서 흥행이 보증이 된다는 점입니다.
또한, 외국인 입장에선 역시 낯선 설정임으로 신선하고 좋은 작품으로 기억될 여지가 많습니다. 한국 관객은 너무 뻔하다고 말하지만, 해외 유저는 ‘가족과 공동체의 끈끈한 유대감과 동질감’을 느끼게 되었다는 평가가 있을 정도입니다.
결국 전 세계의 배급을 노리는 넷플릭스 작품에서 신파는 필연적 설정일지 모르겠습니다.
억지로 스토리를 늘리기 위해서 신파는 좋은 전개 방식이 되기도 할 것입니다.
4. 너무 잔인한 연출
한국의 드라마는 심의가 아주 까다롭기로 유명합니다.
지금은 넷플릭스와 OTT 여파로 조금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사람들은 드라마에서 수위 높은 장면에 거부감을 느끼게 됩니다.
넷플릭스의 작품이고 해외를 노린다는 점에서 그리고 ‘청소년 불가’ 작품이라는 점에서 수위와 과한 설정을 포기할 필요가 없었을 겁니다.
강한 자극이 좀 더 쉽게 사람들에게 각인되기도 할 테니 수위 조절에 대한 필요성과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5. 한국의 너무 눈이 높은 관객층
한국 관객은 전 세계적으로 영화를 가장 많이 소비하기로 유명합니다.
한국 사회는 개인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 과한 공부와 회사 업무를 하기 바쁜 사회입니다.
워낙 경쟁이 심하고 다른 사람을 의식하는 특유의 눈치 문화 때문에 더욱 개인을 위해 쓰는 시간이 없습니다.
한국인에게 유일하게 허락된 짧은 시간에 소비할 수 있는 것은 ‘영화’ 뿐이었습니다.
많은 연인들이 데이트를 위해 영화관을 찾아 나섰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이제는 불가능 하지만, 여전히 많은 한국 사람들은 ‘영화 & 드라마 & 게임‘에 집중하고 열광합니다.
너무 많이 자주 보기 때문에 한국 관객의 눈은 매우 높은 상태입니다.
=== 여기부터는 스포가 포함됩니다. ===
6. 몇몇의 심한 설득력 부족 장면들.
A) 자기 아들을 괴물로 만드는 과학 교사
왕따를 심하게 당한 친구가 있는데, 그의 아버지는 과학 교사입니다.
아들이 맨날 맞고 오니깐, 분노가 쌓이면 좀비가 되는 바이러스를 만들어 아들에게 투약합니다.
자신의 아버지가 어떤 약인지도 알면서, 아이에게 그것을 투약한다는 게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B) 무서운 상황에서 도망치지 않는 여자아이
위험한 실험에 쓰인 좀비 쥐를 그냥 과학실에 남겨둔 설정.
과학실 청소를 하던 여자아이가 이상한 소리에 반응.
그리고 손가락을 넣어 물림.
너무 자주 봐왔던 장면의 전형이며, 홀로 청소를 하던 여자 아이가
먼가 부스럭 거리며 무서운 상황이라면, 그곳을 최대한 빨리 도망치려 하는 게 정상이 아닌가 합니다. 그리고 손가락을 넣는 게 터무니없다고 봅니다.
C) 좀비들이 주인공과 조연을 차별.
좀비들이 막 물고 닥치는 대로 무차별적 폭력을 행합니다.
하지만, 주인공에겐 너무 친절합니다.
오히려 주인공이 좀비에게 붙잡히지 않고 처음부터 아슬아슬 도망을 치는 장면으로 이어지면 좋았을 겁니다.
어째서 조연들은 넘어지기 전에 물어뜯고 공격하면서...
주인공은 넘어지고 한참을 소리 지르며 쳐다보기만 하는 것일까요?
좀비들은 유리창과 문을 와그작 박살 낼 정도로 강렬합니다.
하지만, 주인공이 들어간 나무로 된 얇은 나무 문은 열 수가 없었습니다.
어째서 일까요? 어째서 우산 하나로 좀비를 막아 낼 수 있었을까요?
좀비들의 주인공 차별은 작품의 현실성을 현저하게 저해시키게 됩니다.
==
기존의 한국 작품에 힘을 이어받아 흥행으로 밀어붙이려는 의지가 강하게 드는 작품입니다.
일단 들어갈 수 있는 모든 요소가 다 들어갑니다. ( 액션, 드라마, sf, 신파, 멜로)
그리고, 생각보다 길게 만들었습니다.
분명 독창적이고 매혹적인 액션과 여러 장점이 많은 작품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답답하고 가짜 같으며, 억지 로맨스와 슬로 모션 액션 같이 과한 설정과 불필요한 요소가 너무 많았던 거 같습니다.
고요 속 바다도 개인적으로 너무 길었다고 생각하는데, 이번 작품도 여전히 너무 길어서 작품의 퀄리티를 손상시켰다고 생각합니다.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작품 퀄리티에 대한 판단보다는 흥행과 상업 논리에 의해 판단되었을 것이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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