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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FX_이론

영화 감독과 VFX 슈퍼바이져가 소통하는 법

by 그놈궁댕이 2023.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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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선  VFX 슈퍼바이져에 대한 교육자료가 많이 없는거 같아, 나의 짧은 지식을 공유해 본다.

나는  뛰어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잘못된 정보가 다수 있을수 있다.

 

나는 소통,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많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이 날 때마다 현장에서의 경험을 되돌아보고, 반복적으로 내용을 정리하며 숙지한다.

오랜만에, 촬영 현장에서 감독과 협의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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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VFX 슈퍼바이져는 개인의 취향을 철저하게 잊어야 한다.

 

나의 인생 영화는 ( 이와이 슌지 : 스왈로우테일 버터플라이 / 두기봉 : 유도용호방 / 송해성 : 파이란 ) 3 작품인데 수십 번도 넘게 본 거 같다.

 

나는 일본 영화, 드라마 장르, 키치 한 영화를 매우 좋아하고 선호한다.

자연스럽게 감독과 소통할 때 레퍼런스로 이런 장르의 영화로 소통하게 된다.

문제는 감독은 나의 성향과 무관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감독과 레퍼런스 회의를 할 때, 절벽씬에서 나는 1973년작 ’수라설희‘의 한 장면을 끊어갔다.

다행히 감독이 나를  정말 영화에 ’미친 사람’ 사람 같다고 하시며 저런 명작을 알고 있냐고, 좋아하시며 훈훈하게 회의를 끝냈다.

 

문제는 대부분의 감독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무리 저예산 작품을 만들어도 감독들은 할리우드 규모의 레퍼런스를 보길 원한다.

내가 볼땐  (중국 영화, 일본 영화)를 가이드 또는 레퍼런스로 보여주면 대부분  화를 낸다.

중국과 일본을 영화가 수준이 낮다는 선입견 때문에, 유독 싫어하는거 같다.

 

 

내가 좋아하는 게 아니라, 감독이 원하는 것을 실현시켜주는 게 우리의 본업이다.

쉽게말해, 개인의 취향은 절대적 독이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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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감독과의 일상적 잡담이 중요하다.

 

감독도 결국 사람이고, 고집이 강하며 특유의 성향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일만 잘하면 된다고 하지만, 감독과의 사적인 관계를 개선하면 많은 부분이 유리하다.

 

현장에 가면 업무 외적으로 가벼운 농담 또는 인간적 유대감을 높이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친밀감이 생기면 서로 배려하게 되고, 감독이 VFX팀을 좋게 본다면 후반 작업은 굉장히 편해진다.

결국 감독과의 인간적 관계를 개선하려 노력해야 한다.

 

실력만 좋으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바보들이다.

인성도 인품도 실력이다.

인간은 절대 혼자서 살수 없다. 그것은 본능이고 필연이다.

싫어도 내색하지 않고, 기분이 나빠도 드러내지 않으려는 모습은 굉장히 큰 노력과 힘이 필요하다.

 

VFX 슈퍼바이져는 아주 콧대가 높고, 자존심이 강한 '영화 감독'을 상대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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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감독이 좋아하는 소통 방법은 따로 있다.

 

감독이 선호하는 여러 스타일이 있다.

예를 들어 큰 작품의 감독들은 큰 장면만 보고 싶어 하고, 이들이 중시하는 것은 프리비쥬 영상일 것이다.

 

어떤 감독은 사적으로 자주 만나 자신의 스타일을 미리 캐치해서 알아서 해주길 바란다.

내가 볼 땐 매우 게으른 사람이지만, 어쨌거나 우리는 그의 스타일에 맞춰줘야 한다.

 

간혹, 이과(?) 출신의 감독들은 정교한 PT를 요구하기도 한다.

결국 감독 특유에 소통방식이 있고, 그것을 찾아내 활용해야 한다.

 

걱정이 많은 감독은, 초반에 다양한 장면을 많이 보여줘서 걱정이 들지 않게 해야한다.

또한, 자존심 강한 감독은 일부러 여러가지 선택지를 줘서 스스로 선택했다는 생각이 들도록 배려해야 한다.

 

감독과의 소통도 전략이 필요하다.

사실 ㅠㅠ 내가 제일 못하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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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감독이 VFX에 얼마나 경험이 있는지 미리 파악하자.

감독의 경험에 따라서, 예를들어 VFX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의 경우 시각 전문 용어를 감독에게 교육시키고, 문제점과 장단점을 세세하게 가르치며 일해야 할지도 모른다.

 

VFX를 전혀 모르는 감독들과 일할 때는 용어에 대한 사전 공유와 사소한 셋업도 설명해줘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감독은 명확한 그림이 머릿속에 있지 않고, 현장 상황과 분위기를 보며 즉각적으로 요청하거나 셋업 하게 된다.

감독에게 VFX를 가르치는 것도 VFX 슈퍼바이져의 중요한 업무다.

 

정말 운이 없는 상황에는 감독이 터무니없이 촬영하고 VFX 작업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사실 이런 경우는 VFX팀 잘못이라 생각한다. 감독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넘어갔기 때문이다.

특히 데뷔작인 경우 더욱 세심하게  먼저 챙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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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어려운 컷일수록 장면을 fix로 찍게 된다.

큰 영화는 상관없겠지만, 작은 작품들은 제작비 & 퀄리티 문제로 2D 합성만으로 끝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너무 어려운 셋업을 사전에 가이드를 줘야 하며, 대부분은 fix나 무빙이 적게 찍도록 요청하는 거 같다.

문제는 감독과 촬영감독이 fix를 당연히 싫어한다는 점이다.

 

크고 복잡한 셋업들은 감정이 많이 상하는 장면이기 때문에 늘 긴장하고, 사전에 감독에게 겁을 많이 주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문제 컷은 한계를 미리 알려주고, 대안법도 제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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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감독이 최종 결정자는 아니다.

일반 사람들은 제왕적 의미에서 감독을 생각히지만, 감독은 연출을 위해 뽑힌 전문 스텝에 불과하다.

실제로 작품의 권한은 모두 제작사 대표에게 있다.

 

제작사 대표를 대리하는 PD가 감독보다 훨씬 권한이 많다.

많은 초보 슈퍼바이저들이 촬영장에 나가서 감독과 촬영감독에게 잘 보이려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현명한 사람은, ‘제작 PD, 제작 실장,‘ 제작부 사람들과 더 친하게 지내려 한다.

아무리 유명한 감독도 몇 년에 한 번씩 작품을 찍는다.

제작 부서의 경우 1년에 여러 편을 진행하며, 제작실장의 경우 결국 PD로 입봉 하게 된다.

쉽게 말해 감독에게 잘 보이기보단, 제작부 사람들에게 잘 보이는 게 현명하다.

문제가 생기면 일단 제작부쪽에 전달해서 협의하는 게 좋다.

 

 

 

 

<현장에서 특이사항이 생기는 경우>

감독이 원하는 장면이 있고, 그것을 VFX 슈퍼바이저가 일정 내에 가능한지? 또는 대안이 있는지를 판단하며, 감독이 연출적으로 꼭 필요하다고 어필하면, 그것을 제작 PD에게 전달하고 PD는 제작사 대표의 허락을 받고 진행 유무를 따진다.

유명한 감독들이 힘이 강한 이유는 감독이 제작사 대표를 함께 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모든 것은 대규모 자본과 일정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리고 감독은 결정 권한이 생각보다 없다.

감독의 모든것을 만들고 창작하는 사람이 아니라,  현재 주어진 상황을 적절하게 조절하고 협의해주는 조율자로 봐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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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애매하면 일단 촬영감독과 먼저 협의하자.

촬영감독 쉽게 말해DP는 작품의 비주얼을 담당한다.

뭔가 촬영기 간 중 이상한 점이 있거나, 협의할 점이 있으면 문과인 감독과 협의하기 전에 촬영감독과 먼저 협의하고 진행하는 게 좋다.

 

감독이 강하게 밀어붙여도, 그것을 기술적으로 막을 수 있는 대표적 사람은 촬영감독이다.

즉, VFX팀은 촬영감독과 친하게 지내면 굉장히 유리하다.

 

촬영감독은 후반에 DI작업을 하게 되며 결국 VFX팀과 끝까지 가게 된다.

의외로 촬영감독과 DI실이 VFX 영업을 해주는 경우가 많다.

촬영감독을 내편으로 만들면, 현장 업무가 굉장히 수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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