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정정훈, 홍경표] 촬영감독 인터뷰
1) 일본의 촬영은 재미있는가?
<홍경표 촬영감독 답변>
일본 촬영은 재미있고, 늘 새롭다.
그리고 초심으로 돌아가는 느낌이 많았다.
현재 일본의 영화 시스템은 한국의 옛날 시스템과 비슷하다.
예를 들어 일본은 주 52시간 제도가 없다.
현장 편집도 없고, 우리의 옛날 촬영 시스템을 갖고 있다.
나는 옛날 사람이기 때문에 크게 문제 되지는 않았다.
<정정훈 촬영감독 답변>
넷플릭스 영화 ‘지진새’를 일본에서 촬영한 적 있다.
옛날로 돌아간거 같아서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나도 옛날 사람이라 그런지 모르겠다.
일본 영화 시장은 예전의 명성에 비해 많이 죽어 있다.
그래도 사람들의 열정은 굉장히 높았다.
<홍경표 촬영감독 답변>
일본 스텝들은 현재 한국 영화 현장을 되게 부러워하고 있다.
고레에다 감독 영화 ‘브로커’는 한국에서 촬영했었다..
한국 스텝과 일본 감독의 조합 & 완전한 일본 스텝과의 경험........
많은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다.
2) 외국에서 촬영감독으로 일한다는 것.
<정정훈 촬영감독 답변>
언차티드를 촬영하러 독일에 갔었는데, 코로나 팬데믹 때문에 촬영 첫날 세팅 한번 해보고 미국으로 철수했었다.
몇 달 있다가 독일로 투입되었다.
와이프가 임신 중이고,, 코로나가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라 많은 고민은 했었다.
코로나 때문에 일이 없어 굶어 죽으나, 독일에 가서 일하다 죽으나 똑같을 것 같아서, 와이프 권유로 언차티드를 홀로 독일에 가서 4달간 촬영하고 돌아왔다..
일을 굉장히 많이 한 것처럼 느끼겠지만, 대부분은 코로나 여파로 연기되었던 것이다.
결국 실제로 많이 하진 않았다. (라스트 인 나잇 소호)는 2년 전에 찍은 영화였다.
<홍경표 촬영감독 답변>
나는 영화를 촬영하는 사람이다.
어디서 촬영을 하든지 상관없지만, 외국에 나가서 촬영하는 걸 선호한다..
외국의 특별한 풍경과 새로운 그림을 보면 늘 새롭다.
일본은 특히 자연 풍경이 좋아서, 쉬는 날 사진 촬영하러 많이 다녔었다.
<정정훈 촬영감독 답변>
개인적으로 어느 지역을 가더라도 한국 음식점부터 찾는 버릇이 있다.
현재 BTS 여파로 한국 붐이 있다. 하지만 그만큼 가짜 한국 음식 집들이 너무 많다.
비주얼만 비슷하고 맛이 너무 달랐다.
어느 지역을 가더라도 맛있는 한국 음식점을 먼저 찾으려 한다.
<홍경표 촬영감독 답변>
고레에다 감독의 경우 동갑이기 때문에 언어는 잘 통하지 않아도, 많은 면에서 잘 통했던 거 같다.
언어의 문제 때문에 통역이 있어도, 영화는 비주얼을 보여주고 작업하는 것 이기 때문에 첫 촬영 빼고는 그렇게 힘든지는 않았다.
특히 <분노>의 이상일 감독은 일본 사람이지만, 재일교포라 한국말을 잘해서 생각보다 편하게 작업을 할 수 있었다.
감독이 완전히 한국말을 잘하는 건 아니지만, 소통하는데 큰 문제는 없었다.
이상일 감독과는 옛날 방식으로 콘티 없이 현장에서 리허설하고,콘티를 그 자리에서 나랑 같이 짜서 찍어 나가는, 조금 독특한 촬영 방식으로 진행했다..
일본 스텝들은 의외로 편하다.
어느 정도 경력이 쌓이고, 내가 좋아서 함께 하려는 스텝들이 있기도 하고, 손짓과 발짓으로 어느정도 진행이 가능했다.
일본말은 ‘스미마셍’ 하나면 다 통했던 거 같다.
현장 업무를 위해 간단한 일본어는 배워서 진행할 수 있었다.
<정정훈 촬영감독 답변>
저는 미국에 진출할 때 영어를 단,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통역을 많이 썼었다. 미국의 감독들은 통역을 거치는 것을 싫어했다..
다른 사람 없이, 둘이서 이야기하고 싶다고 요청하는 경우가 많았다.
자연스럽게 통역이 없어지고, 영어를 잘할 수 있게 되었다.
가끔 의사소통의 오류가 있었지만, 감독이 잘못 알아듣고 더 좋은 방향으로 진행해서, 맞다고 거짓말한 적도 있다.
촬영장에선 스텝들과 자연스럽게 대화가 통해서, 영어를 잘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비슷한 일을 하기 때문에 알아 들었던 것이 였다.
식당 같은 실생활에선 대화가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 작품을 진행할 때는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 너무 많은 말을 해야 해서 입이 아플 지경이었다..
외국에서는 대화가 힘들기 때문에 팔다리가 더 아프다.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면 생각보다 쉽게 통할 수 있는 부분이라, 소통이 생각만큼 어렵지는 않다.
<홍경표 촬영감독 답변>
외국의 에이전트가 연락이 닿았고, 코로나 이후에 진출할 예정이다.
문제는 언어에 대한 압박이 너무 심하다.
기존에 참여한 (분노 & 유랑의 달) 같은 경우 원작 소설도 있기 때문에 소설을 읽고 시나리오를 읽으면 작품의 이해도가 높았다. 하지만 영어로 쓰인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는 게 생각 이상으로 어려운 거 같다.
언어가 다르기 때문에 다르게 생각하고 실수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많이 어렵다.
소설 원작의 작품은 특히 원작의 지문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영화는 소설과 다르게 비주얼로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로케이션 헌팅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보고 있다.
소설 원작의 작품은 다른 작품과 다르게 비주얼을 참고할만한 작품이 없다는 특징이 있다.
일단 감독과 소통이 가장 많이 필요하고, 버릴 것과 가지고 갈 것이 무엇인지 서로 협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정정훈 촬영감독 답변>
처음 미국에 진출해서 영어를 못해 교류가 힘들다고 구박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한국이라고 해서 촬영감독과 감독의 생각이 똑같은 생각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언어 문제와는 조금 다른 문제 같다고 생각한다.
언차티드는 전작인 <좀비랜드 : 더블탭> 감독 ‘ 루벤 플레셔’가 차기작을 맡았다고, 함께 작업할 생각 없냐고 먼저 연락을 왔었다.
언차티드는 게임이 원작인데 이전까지 게임을 해본 적도 없고, 작품을 시작하게 되어 게임을 해봤고 너무 재미있었다..
앞으로는 게임도 조금씩 자주 해보려 한다. 이번에 ‘웡카’를 촬영하고 있다.
내가 촬영하는 작품들이 생각보다 CG가 그렇게 많지는 않다.
옛날 전통적인 CG (크로마 촬영, 와이어 제거) 이 정도만 쓰고, 날아다니는 장면도 엄청난 크레인 3대에 와이어를 붙여서 촬영하고 있다.
언차티드도 배우를 혹사시키며 찍으려 했고, 라스트엔 소호에서도CG를 최대한 적게 쓰려고 많은 노력을 했다.
확실히 쉽게 찍는 영화랑, 많은 고생을 하며 찍는 것에는 만족도가 상당히 다르다.
홍경표 촬영감독이 찍은 <버닝> & <곡성>을 보면, 오랜 기다림을 통해 좋은 그림을 만들어 낸다.
저는 사실 그런 거 못하는 성격이다.
<홍경표 촬영감독 답변>
최근엔 나도 카메라를 여러 대 쓰지 않으려 한다.
CG가 많은 컷들도 1대를 이용해 빨리 빨리 진행하려는 성향이 생겼다.
최대한 앵글을 줄여서 정확한 느낌 하나만 가지고 가려고 했다.
하지만, 이렇게 바뀌고 약간 스트레스는 생겼다.
이런 방식과 여러 카메라를 쓰는 방식에는 장단점이 있다.
세트장 촬영은 모든 세팅을 아무 때나 가능해서 빠르게 원하는 느낌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촬영의 묘미는 좋은 그림이 나오는 순간을 기다리는 현장의 기다림일 것이다.
많은 일본의 촬영 감독들은 <버닝> & <곡성>을 이야기한다..
그렇기 때문에 촬영 시간대를 조정해서 실제로 많이 찍으려 했다.
개인적으로 로케이션 촬영을 좋아한다.
힘들고 운이 좋아야 하지만, 나는 이상하게 운이 좋았던 거 같다.
요즘은 시대가 바뀌어 디지털로 대부분 촬영하지만, 필름으로 촬영을 다시 하는 경우도 종종 생겨난 거 같다.
역시 필름 질감의 느낌이 좋았다.
가끔은 예전이 그립다는 생각이 든다.
<정정훈 촬영감독 답변>
디지털보다 필름 촬영이 사실 날로 먹을 때가 있는 거 같다.
디지털의 경우 관용도에 대한 문제가 많이 이야기한다..
필름의 경우 관용도가 매우 넓어서 촬영하는데 유리하다.
많은 감독들은 디지털로 찍고, ‘필름 룩‘을 원한다.
실제 필름으로 찍으면 그만이지만, 디지털 환경 때문에 더 많은 생각을 해야 한다.
외국은 필름 작업이 아직도 가능한 환경이라, 여러 시도가 가능하다.
하지만, 한국은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필름 작업이 불가능하다.
나는 오랫동안 촬영일을 하는 게 목표다.
예전에 촬영 감독은 정년 개념이 없었다.
하지만, 요즘 갑자기 40-50대에 일이 없어 은퇴하는 감독들이 생겨났다.
워낙 영화감독들 나이가 젊고 어리다 보니, 나이가 많은 촬영 감독의 입지가 좁아진 거 같다.
요즘은 다시 나이대가 높아지는 거 같아, 좋은 현상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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