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님의 '옥자'는 넷플릭스의 초기 대규모 투자 작품 중 하나이다.
옥자는 여러 국내외 투자사를 찾았지만, 대부분 비용을 줄이거나, 시나리오 수정을 요구했다고 알려져 있다.
오직, 넷플릭스만 옥자의 연출과 제작비를 조건 없이 승인 했다고 한다.
이런, 옥자를 통해서 늦었지만, 알게된 새로운 사실들을 가볍게 정리한다.
옥자의 VFX 슈퍼바이져는 메소드 스튜디오의 (에릭 드 보어)가 맡았다.
그는 이안 감독의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의 '리듬 앤 휴' 출신이었고, '리듬 앤 휴'가 망하고, 메소드 스튜디오에 합류했다고 알려졌다. 메소드 스튜디오는 '설국 열차' 때부터 봉준호 감독과 함께 했던 팀이었고, 첫 미팅 때는 메소드 스튜디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 댄 글래스'가 나왔으며, 그는 설국 열차의 수족관 장면을 담당했다.
한국의 '포스 스튜디오'는 옥자의 도살장 장면을 메인으로 작업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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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동물의 성격은 주로 눈과 얼굴을 통해 드러난다.
여기서 조심해야 할 점은 성격을 위해 눈을 과장하면 애니메이션처럼 보여 어색하다는 점이다.
옥자는 온순한 성격이며 눈을 작고, 졸리며, 축 처진 형태로 만들었다.
친근한 이미지를 위해 기본 동작은 '개'의 움직임을 모방했고, 커다란 엉덩이와 꼬리를 통해 온순한 성격을 강조했다.
모든 디자인 기준은 실제감 위주다.
만약, 표정을 디테일하게 보여주려면 얼굴을 '클로즈 업' 해서 해결한다.
디테일이 필요하면, 컷을 따로 만들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실수로 사실감을 깨는 판단을 하지 않아야 한다.
이것은 불편한 골짜기를 만드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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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동물의 현실감은 배우와의 교류를 통해서 융합된다.
이때, 실제 상호 접촉이 필요하다.
만약, 너무 사랑하며 아주 커다란 반려 동물이 있다면 주인은 지극히 당연히 타고 놀면서 신체적 교류가 반드시 들어간다.
거대 크리처나 동물과 교감하려면 서로 접촉이 필요하다.
VFX의 기술력을 보여주기 위해 이런 컷들이 설계되는 게 아니라, 작품의 퀄리티를 위해 꼭 필요한 컷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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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크리처 작품은 정교하며 컨셉이 확정된 3D 더미부터 시작한다.
옥자는 수개월간 '장희철' 디자이너가 옥자의 기본 형태를 디자인했고, 축소 형태의 더미를 완성했다.
이렇게 완성된 더미를 3D로 스캔한 뒤, VFX 스튜디오에서 디테일을 만들고 움직이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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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용 더미는 여러 부위를 따로따로 만들어 사용했다.
더미를 하나만 만들면 일단 무게가 너무 무거워 적절히 움직일 수 없다.
예를 들어 특정 씬에서는 육중한 '옥자'가 매우 빠르게 통통 튀며 움직이기도 한다.
이때, 무거운 하나의 더미를 사용하면 촬영할 수 없다.
배우도 통통 튀는 동작에 반응해야 하기 때문에 더욱 가벼운 더미가 필요하다.
거대한 사물은 더미가 있어야, 촬영 시 앵글을 잡을 수 있다.
배우의 연기와 카메라 앵글을 위해서 더미는 꼭 필요하다.
다양한 앵글을 고려해서 여러 형태의 더미를 계획해야 한다.
복잡한 씬의 경우 VFX팀 주도로 더미의 세세하고 구체적인 솔루션을 촬영팀에 전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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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미를 만들 때 기본톤을 회색으로 쓰는 게 낫다.
만약, 컨셉과 디자인이 확정되었다면 상관없지만, 촬영 도중에 완벽한 컨셉을 잡는 경우는 많이 없다.
완벽한 컨셉을 잡지 못한 경우 '더미'는 회색으로 칠하는 게 좋다.
촬영 환경에 따라 조명이 시시각각 바뀌는데 회색은 중립적 색이라, 조명의 변화를 상대적으로 쉽게 파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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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촬영할 때는 편안함을 유지시켜줘야 한다.
아이들은 촬영 시간도 어른에 비해 작고, 쉽게 지치기 때문에 세심한 배려가 중요하다.
어린아이와의 촬영에서 더미의 역할은 가이드 이상으로 중요하다.
봉준호 감독은 사람들을 편안하게 해주는 따뜻한 사람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유명 감독들은 까탈스럽다.
오죽하면....
'XX진' 감독의 최대 역량은 다른 사람을 함부로 모욕하는 뻔뻔함이라 고 한다.
좋게 말해 뚝심이지, 성격이 모난 사람들이 연출은 잘하는 거 같다.
참 씁쓸하다.
따뜻하고 좋은 감독들이 성공하는 그런 사회가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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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FX팀의 영업은 DI팀의 소개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DI실은 감독과 직접 오랜 시간 소통한다.
특히 컬러리스트는 '촬영 감독, 감독'과 긴밀한 경우가 많다.
옥자의 경우 설국열차의 DI 컬러리스트 ' 이반 루카스'가 촬영 감독인 '다리우스 콘지'를 소개해줬고, 함께 옥자를 촬영하게 되었다고 한다.
직접 VFX일을 하다 보면, DI실에서 생각보다 많은 영업을 해준다.
VFX팀은 특히 (DI 실, 제작사 대표, 제작 PD, 제작 실장)과 친하게 지내면 무조건 좋다.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는 점은 감독과 친해지면 좋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론 '제작 PD'가 가장 중요하다.
제작사 대표가 일일이 업체를 선정하지 않으며, 프로젝트를 세세하게 구상하고 지휘하는 사람은 '제작 PD'들이다.
이들과 친해지는 게 무조건 좋다.
큰 작품을 하는 유명 감독의 경우, 제작사 대표를 겸임함으로 그들의 영향력이 큰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큰 작품은 투자금 확보 때문에 애초에 스튜디오가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다.
유명 감독은 작품을 몇 년에 한 번씩 찍는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VFX팀은 아무리 작은 팀이라 해도, 1년에 최소 5~6편은 후반 작업을 해야만 먹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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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FX가 많은 작품은 철저한 계획이 필요하다.
VFX는 수많은 사람들이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만 한다.
그렇기 때문에 VFX가 많은 작품은 사전 계획이 필수다.
꼭 필요한 컷을 사전에 정확히 확정하고, 그대로 촬영해야 한다.
그래야 복잡한 공정을 계획대로 추진할 수 있다.
봉준호 감독은 옥자를 기획할 때 300컷 정도로 구성했다.
최종 결과물은 295컷 정도였다고 한다.
물론, 세세한 리무브 컷들은 제외하고 메인 VFX컷들을 만한다.
봉준호 감독은 디테일로 원래 유명했다.
그의 철저한 성격과 더불어, (설국열차, 괴물, 옥자) 같은 큰 규모의 VFX 작품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철저한 계획에 몸에 익혀진 게 아닐까 생각한다.
임기응변으로 처리할 수 있는 경우는, 저예산 영화나 공중파 드라마뿐이다.
드라마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해 애초에 계획을 세울 수가 없다.
드라마는 현장에서 빠르게 조율하고 빠르게 수정하는 게 기본 원칙이다.
***
많은 감독들이 의외로 뽀록으로 성공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다음 내용은 약간의 루머일 수 있으니...
가십으로 보면 된다.
김기덕 감독의 '그물'에서는 북한군과 남한군 초소의 이름이 똑같다고 한다.
이것은 남한이나 북한이나 거기서 거기라는 메시지로 관객은 인식했다.
하지만, 미술 감독님이 깜박하고 교체하지 못했다고 -ㅅ- 다른 현장에서 웃으면서 이야기했던 게 기억이 난다.
모 감독은 컨펌을 볼 때...
아주 모호하게 표현하거나, 열린 결말 화법을 쓴다.
몇 가지 완전히 다른 컨셉을 컨펌 볼 때, 이건 이래서 좋고, 저건 저래서 좋다고 했던 게 기억이 난다.
예) 알아서 잘해주세요. 세련되고 깔끔한 그런 느낌으로 해주세요....
VFX 컷에 나오면 모니터를 전혀 보지 않던 감독도 있었다.
그리고, 모든 앵글을 다 찍던 감독도 있는데 배우들이 매우 힘들어했다.
NG까지 포함해서 동일한 연기를 매번 최소 5번 이상 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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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FX 결과물을 의도적으로 망가 트리는 경우가 생긴다.
현대는 VFX 기술이 워낙 좋아서 기본적으로 아주 깨끗하고 선명하게 랜더링 된다.
문제는 실제 카메라로 찍은 영상의 컨디션이다.
만약, 앞뒤 장면에 모션 블러가 심하면 VFX 컷들도 그것에 맞춰야 한다.
그리고, 본촬영을 2K로 찍었다면, VFX도 2K로 해상도를 다운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모든 컷이 잘 나와야 훌륭하다고 좋은 작품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상업 예술에선 퀄리티는 시간과 비용이다.
한두 컷만 잘 만든 작품보다, 모든 컷이 적당한 퀄리티로 만들어진 샷이 훨씬 좋다고 생각한다.
오해하지 말아야 할 점은 '키샷'인 핵심 장면에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무조건 옳다.
내가 말하는 것은 컷들이 들쑥 날쑥한 퀄리티가 되는 것이 잘못이라는 점이다.
퀄리티 컨트롤은 한두 컷에 공력을 쏟는 게 아니다.
전반적으로 일정한 퀄리티를 유지시키는 것이다.
적은 비용과 적은 작업기간에 고비용 퀄리티를 요구하는 것은 애초에 VFX 분야의 사람들을 등 처먹고 사기 치는 일이라 생각한다. VFX팀은 제작사나 감독 배우와는 전혀 다르다. 작품이 흥행에 성공했다고 해서, VFX팀에게 더 많은 추가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다. 애초에 투입 인원에 비해 수익도 많지 않다.
VFX 분야의 사람들 스스로 '열정 페이, 부당한 요구'에 길들여 있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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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세트장은 연결성과 조명 문제를 조심해야 한다.
예를 들어 '실외 세트는 외국, 인물 소스는 한국, 다음 장면은 full CG' 이런 씬이 연결되어 있을때 가장 대표적 문제는 인물의 연결성이다.
배우들의 의상과, 소품의 위치와 형태가 동일해야 한다.
또한, 주인공에 조명을 집중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계속 배경을 바꾼다는 점이다.
예를들어 군중을 촬영하는 대규모 씬의 경우 같은 공간에서 바로 찍으면 상관없지만.
상황에 따라서 다른 공간에서 촬영하거나, VFX 소스는 몰아서 찍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문제는 이때 조명이 다른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빛의 방향이 다를 수도 있고, 본촬영의 공간감을 높이기 위해 실제 없는 공간에 조명을 설치하는 경우가 있다는 점이다.
조명팀의 경우, 본촬영만 알고 VFX는 예측할 수 없음으로, 마음대로 조명을 수정하는 경우가 있다.
VFX는 빛을 맞춰 주는 게 기본인데, 빛이 다르게 촬영되는 경우가 생기면 퀄리티가 떨어진다.
개인적으로 소스 촬영을 할 때는 조명의 위치도 함께 정리하며, 일부로 흐린 조명으로 찍는 경우가 있다.
현장에서 VFX팀이 요구할 순 있지만, 기본적으로 조명은 조명 감독이 주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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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장면은 실제 공간에서 찍는 게 무조건 좋다.
세트장의 장점은 환경을 제어하거나, 환경의 영향을 덜 받아 스케줄이 편하다는 막강한 장점이 있다.
하지만, 세트장이 아무리 훌륭해도 실제 촬영 현장보다 좋을 수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조명이다.
예를 들어 낮에 태양광에서 찍은 장면과 실내에서 찍은 장면의 차이는 크다.
현장에선 조명의 컨디션과 연결성을 맞추기 힘들다.
하지만, 디테일이 훨씬 좋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모든 장면은 실제 현장에서 찍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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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에 유능하고 많은 인원의 VFX팀 보다, 적은 소수의 인원이 촬영 초기부터 합류하는 게 훨씬 낫다.
특히 VFX가 많은 작품은 후반에 다시 설명할 수 없으며, 촬영 도중에 찍어야 할 여러 소스들이 있음으로 소수의 인원이 초기부터 합류하는 게 무조건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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