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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_이론

영화와 드라마의 본질적 차이

by 그놈궁댕이 2022.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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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감독님 컨펌을 보고 뒤풀이 회식을 하다, 귀동냥으로 듣고 배운 점을 정리해 본다.

 

 

 

(1) 영화는 one camera 를 말한다.

카메라를 여러개 쓰는 것은 일단 조명 셋업 문제가 있다.

그리고 배우 입장에서도 다양한 앵글을 커버해야 하기 때문에 집중도가 떨어진다.

초보 연출자의 경우 한번에 여러 모니터를 봐야 하므로 집중하기 힘들다.

 

주로 A cam은 마스터를 찍는다.

마스터는 정적이며 넓고 안정적인 샷을 말한다.

 

하지만, B는 클로즈업, 또는 인물 위주로 찍는다.

이것은 필연적으로 B캠의 그림이 역동적이며, 강렬하기 때문에 중요한 A cam을 보지 않고, 자연스럽게 모든 관심이 B,C 카메라로 간다. 주도가 전도된 잘못된 관행이라 할수 있다.

 

주로 B cam을 오래 잡다가 촬영감독이 되면, 대화 씬과 인물을 크게 걸리는 장면은 예술처럼 잘 잡는다.

그리고 즉흥적인 장면도 매우 빠르게 포착한다.

문제는 그들은 공간을 설명하고 영상미의 중심이 되는 full샷 같은 넓은 앵글을 잡는것에는 매우 서툴다.

 

영화는 드라마와 본질적으로 다른데, 영화는 장면의 미장센이 대화보다 중요하다.

대사와 인물의 감정보단, 공간 자체의 미장센으로 이야기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full샷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는 촬영감독은 좋은 감독이라 할 수 없다.

 

진정한 의미에서 영화는 단 1대의 카메라로 촬영해야 한다.

 

 

 

 

 

 

 

 

 

 

 

 

 

 

(2) 드라마는 대화씬 위주, 영화는 full샷 위주

드라마는 주로 대화씬 위주로 찍는다.

인물의 감정이 우선시하기 때문에 얼굴의 표정 연기를 위주로 연기한다.

그리고, 동작보단 목소리의 발성과 톤이 더 중요해진다.

 

영화는 대화 신을 전혀 넣지 않을 수도 있다.

모든 것은 정교하게 구성된 장면의 미장센이다.

영화는 기본적으로 화면이 아주 크고 사운드가 빵빵한 극장에서 집중해서 본다.

그렇기 때문에 넓은 앵글의 미장센 자체가 더 중요하다.

요즘은 영화를 주로 '컴퓨터, TV,휴대폰' 같은 작은 화면으로 소비하기 때문에 영화의 본질을 잊고 있다.

영화의 본질은 큰 화면에 어두운 공간이다.

 

 

 

 

 

 

 

영화배우와 드라마 배우는 본질적으로 차이가 생긴다.

드라마 배우는 클로즈 업이나 좁은 앵글로 대사 위주로 촬영하기 때문에, 연출적인 행동을 하기보단, 상대방 대사를 놓치지 않고 받기 위해 대기하는 습관이 있다.

 

넓은 full 공간에서 드라마 배우는 당황하게 된다.

full샷에서의 배우의 세세한 동작과 표정 행동을 통해서 심상을 전달해야 하는데, 그런 것에 익숙지 않고, 오로지 대화 신을 위해 준비하게 된다.

드라마는 애초에 A,B,C,D 최소 3~4대의 카메라를 동시에 쓰기 때문에 움직임의 동선도 최소화된다. 왜냐하면 움직임이 너무 크면 여러 카메라에 배우가 겹쳐 사용할 수 없다. 드라마는 대화 씬 위주로 촬영하며 분량이 많기 때문에 여러 카메라를 써야만 일정을 맞출 수 있다.

 

full샷에서 연기를 잘하는 배우가 진정한 영화배우이다.

드라마 배우는 발성과 대화의 안정적인 호흡이 우선시된다.

 

 

 

 

 

 

 

 

3) 술집은 인물의 관계를 연구하기 최적의 공간

술집엔 여러 사람들이 모여 함께 술을 먹고 즐긴다.

남남, 남녀, 직장동료, 종속관계, 애정 관계....

여러 인물들의 행동과 표정 거리를 보면 그들의 관계를 유추하고 상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연인들의 경우 남녀 둘 중에서 누가 더 고개를 상대방으로 밀착시키는지가 애정이 더 높은 사람을 구별할 수 있다.

그리고, 가깝고 친밀할수록 고개를 내밀어 상대방과 밀착한다.

 

아주 친밀한 연인 관계는 잠자리를 함께 할 것이다.

그럴 때 행위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다.

얼마나 얼굴을 상대방과 밀착시키는지가 중요하다.

정말로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일수록 사적인 공간을 개방하게 된다.

서로 아주 가깝게 얼굴을 붙었지만,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면 그들은 굉장히 친밀한 연인 관계일 확률이 높다.

 

남녀 사이의 중요한 점은 얼굴과 얼굴 사이의 거리다.

 

 

 

 

 

 

 

 

 

4) 영화제용과 상업영화는 조금 결이 다르다.

뭔가 묘해 보이고 독특하며 달라 보이는 정서가 있는 작품은 주로 '영화제'용이다.

영화제는 작품의 독특한 특징과 독창적 작품성 위주로 상을 준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 매니아틱한 느낌이 들면 그것은 영화제를 노리고 만든 작품이다.

 

영화제용은 흥행면에서 대체로 좋지 못하다.

그 유명한 기생충조차 1000만 명을 간신히 넘었다.

영화제용은 어찌 보면 일반 대중이 보기엔 불편한 작품일 수 있다.

 

영화제용 영화의 경우 약간은 외설적인 작품이 좋다.

특히 젊은 주부들을 공략할 영화가 영화제용 작품이면 좋다.

젊은 주부들은 약간 음밀하면서도 야한 작품들을 선호한다.

그것은 그들이 젊지만, 삶의 경험이 전혀 없지 않은 약간 묘한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심리를 건드는 드라마 장르의 영화이면서 약간은 음밀하고 외설적인 작품일수록 흥행에 성공할 확률이 높다.

 

그런 작품은 보려면 명분이 필요한데, 음밀하면서 야한 작품이 영화제에 상을 받는다면 충분히 고상해 보이며, 좋은 명분을 주기도 한다.

탕웨이 주연의 '색계'가 젊은 주부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서 흥행에 성공한 대표적 사례이다. 보기 불편한 장르의 작품의 경우 명분을 만들어 주는 용도로 영화제 타이틀이 필요하다.

 

 

 

 

 

 

 

5) 영화와 ott를 시청하는 사람들의 성향 차이

비싼 비용을 지불해서 극장에 영화를 보는 사람들은 '드라마와 리얼리티'를 보기 위해서 가는 게 아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넓은 샷의 비주얼이며, 화려하고 웅장한 사운드다.

 

 

즉 영화의 메인은 full샷이다.

비싼 돈을 지불하고 드라마를 보러 극장을 가는 사람은 별로 없다.

영화는 역시 full샷의 비주얼을 중요하게 생각해야만 한다.

특히 같은 씬에서도 대화 씬보다 중요한 것은 외부가 소개되는 여러 공간 샷이며 마스터 샷이다.

대화 씬은 특별할게 전혀 없다, 계속 앵글만 왓다갔다 하느게 끝이다.

영화는 외부 공간에 많은 공을 들여야 관객이 만족한다.

 

ott는 영화보다 비용이 저렴하며 주로 ' tv, 컴퓨터, 휴대폰' 같은 작은 화면들이다.

관객들은 집중하기 힘든 환경의 특성상 대화와 감정이 중요한 드라마나 코미디 장르를 선호한다.

ott 용은 오히려 대화와 발성에 초점을 둬야 한다.

 

 

 

 

 

 

 

 

 

 

 

 

6) 배우에겐 핸디캡이 각각 다르다.

늘 비슷한 톤의 연기를 하는 배우들이 있다.

이들은 안정적 일지 몰라도 관객 입장에서 참신함을 바라지 않는다.

주로 원로 배우들이나 개성이 강한 배우들이 선호하는 선택이다.

 

특히 신인 배우 중에 폭발적인 관심으로 급성장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안정적인 데뷔작을 그대로 답습한다면, 지금은 좋을지 모르지만 배우 입장에선 이미지를 굳게 만드는 잘못된 행동이다.

 

오히려 급성장한 배우일수록 파격적인 시도가 필요하다.

예를들어 순진한 배역의 배우가 '삭발'같이 파격적인 모습을 선보인다던지.....

배우들 각각의 선입견과 핸디캡이 있음을 인지하고, 그들을 새롭게 포장하고 개성을 만들어주는 연출자가 좋은 감독이다.

편하고 대우받고 비슷한 톤으로 연기하는 배우는 그 배역이 고착되어 오랫동안 살아 남기 힘들다.

지금은 힘들지만 오히려 감독한테 고마워해야 한다.

 

많은 인기 신인 배우들은 파격적인 배역을 싫어하며, 현실에 안주하려 하고, 대우받고 싶어 한다는 점이 스스로 몰락의 길을 가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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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영화인 쫑파티나 뒤풀이 회식을 좋아한다. 술이 좋기 보다는, 깊은 영화적 지식과 경험들을 간접적으로 들을 수 있고, 내가 좋아하는 영화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함께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익한 시간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 아닐까... 스스로 배우려는 의지가 있다면, 이세상 모든 곳이 내 삶의 참스승이라 할수 있다.

 

 

제작사 대표님이 다음 같은 말을 하시며 가셨는데...

나는 왠지 그게 너무 멋저 보였다.

 

"나는 ott, 드라마 싫다!"

"영화는 영화다."

"영화를 만들고 싶어서 제작사를 차린 것인데 조금 굶으면 어떠한가?"

"나는 영화만 만드는 영화인의 삶을 살고 싶다."

 

 

 

회식을 마치고 감독님께 영화와 드라마 차이점을 꼭 알필요가 있는가? 라고 물어봤더니,

다음같은 말을 하셨다. 역시..... 오랫동안 영화판에 있던 사람은 조금 다르구나...

이런 생각을 하며 연륜과 깊이감... 그리고 진정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조금은 느낄수 있었다.

 

"두개의 차이점을 알아야 우리같은 사람들이 관객을 설득할수 있는 것이고...."

"배우를 설득해 올바른 연기를 시킬수 있는 것이다..."

"영화와 드라마는 많이 다르다."

"서로를 제대로 이해해야 서로를 존중할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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