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최악의 진화 / 인간 목이 가지는 취약점
우리몸 오류보고서 / 네이선 렌츠 지음 / 뉴욕시립대 생물학과 교수
사실 목 전체가 인간에겐 일종의 재앙이다.
목은 다른 중요 부위에 비해 서 제대로 보호를 받지 못한다.
목 바로 위에 있는 뇌는 두껍고 단단 한 덮개 안에 들어 있어 상당한 정도의 충격에도 버틸 수 있다.
목 아래에 있는 심장과 폐는 강하면서도 유연한 흉곽과 아주 튼튼한 가슴판으로 보호받는다.
진화는 뇌와 심폐 계통을 보호하기 위해 무척 공을 들였다.
하지만 둘을 연결하는 부위인 목은 위험한 채로 방치했다
다른 사람이 맨손으로 사람의 뇌와 심장에 큰 손상을 입히는 일은 매우 어렵다.
하지만, 목은 단순히 홱 꺾어 돌리기만 하면 부러뜨릴 수 있다.
사람은 다른 동물과 차원이 다른 목의 취약점이 있다.
예를 들어 척추는 목을 돌리고 구부리는 것과 같은 부드러운 움직임에 능하지만 탈구도 쉽게 된다.
신선한 공기를 폐에 전달하는 튜브인 기관은 목 앞쪽의 얇은 피부 바로 밑에 있어서 뭉툭한 것으로 살짝 눌러도 꿰뚫을 수 있다.
사람의 목은 취약함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목의 하자 중에서 더더욱 기본적인 것은 입에서부터 목을 따라서 반쯤 내려가는 튜브가 소화계통과 호흡계통을 겸한다는 사실이다. 음식물과 공기 둘 다 목구멍을 통과한다. 이것은 조류, 포유류, 파충류에서 대부분 보이는 보편적 진화의 성질이다.
보편적이라 해서 그것이 올바른 것은 아니다.
대다수 고등 생물은 먹이와 공기를 같은 튜브로 보낸다.
만약 소화와 호흡을 따로 할 수 있었다면 (위생,면역,관리) 측면에서 훨씬 좋았을 것이다.
특히 우리의 몸은 호흡에 대해서는 부실하기 짝이 없다.
공기는 목구멍의 튜브 하나를 따라서 내려간 뒤에 폐에서 수십 개의 가지 로 갈라져 들어가는데, 이 가지들의 끝에는 작은 공기주머니가 달 려 있어서 얇은 막을 통해서 기체를 교환한다. 날숨이 나가는 길은 정반대이다. 공기는 바닷물이 들고 나듯이 이 모든 가지에 들어왔 다가 빠져나가는데, 이것은 지독하게 비효율적이다.
오래된 공기가 폐에 많이 남아 있는 채로 신선한 공기가 밀려들기 때문이다.
두 공기가 섞이면 실제로 폐에 도달하는 공기의 산소 함량이 낮아진 다. 폐에 묵은 공기가 남아 있는 탓에 산소 공급이 제한되며, 이때 문에 우리는 숨을 더 깊이 들이마셔야 한다. 예를 들어 30cm 이상의 튜브를 통해 숨을 깊이 들이마셔도 천천히 질식해 죽게 될 것이다.
그만큼, 우리 호흡은 매우 비효율적이다.
모든 호흡은 묵은 공기와 신선한 공기의 혼합물이다.
공기 길이 길수록 매번의 호흡 끝에 남는 묵은 공기의 양이 많아진다.
그러나 이보다 훨씬 나은 호흡 방법이 있다.
상당수 새들은 공기 길이 두 갈래로 갈라져서 공기주머니에 연결된다.
결국 묵은 공기와 새로 들어오는 공기는 서로 섞이지 않고 효율적으로 신선한 공기를 받아들인다.
새들은 더 얕게 호흡하면서도 더 많은 신선한 공기를 받아 드린다.
새들은 산소가 부족한 높은 하늘을 날아다니기 때문에 이런 진화는 필수적이었다.
물론 사람의 목구멍 설계에서 가장 큰 위험은 질식이 아니라 막히 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2014년에만 5,000 명 가까이 되는 사람들이 목이 막혀서 죽었는데, 대부분 음식물 때문이었다.
공기와 음식물이 들어가는 입구가 달랐다면 이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고래와 돌고래에게는 분수공이 있는데, 이것은 공기만 운 반하는 혁신적인 기관이다.
많은 조류와 파충류의 호흡계통도 목구 멍을 거치지 않고 공기를 콧구멍에서 곧장 폐로 보낸다는 점에서 사람보다 낫다.
뱀과 일부 조류가 커다란 먹이를 천천히 삼키면서도 계속 호흡할 수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인간과 포유류는 그런 장치 가 없어서, 음식물을 삼킬 때에 일시적으로 숨을 멈추어야 한다.
우리는 깜짝 놀랐을 때에 본능적으로 숨을 급히 들이마시는데, 이것도 문제이다.
신선한 공기를 넣어 혈액순환을 빠르게 하는 목적이지만, 실제 그 순간 음식물이나 액체가 입안에 있다면 이물질 때문에 더큰 문제가 될수 있다.
사람은 목 해부 구조에 생긴 최근의 진화적인 변화 때문에 더더욱 취약하다.
다른 유인원은 후두가 우리보다 훨씬 더 아래쪽에 있는데, 이런 설계 덕 분에 목구멍이 길어져서 먹이를 삼킬 때에 근육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넓다.
모든 포유류는 먹이를 삼킬 때에 후두 덮개라는 연골 판이 기관 입구를 닫아서 먹이가 폐로 가지 않고 위장으 로 향하도록 해야 한다. 사람은 최근에 후두가 위로 올라오면서 목구멍이 짧 아진 탓에, 음식물 삼키킬 공간이 빡빡해졌다.
대다수 과학자는 현생 인류의 목에서 후두가 위로 이동한 이유를 발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먹이를 안전하게 삼키기 보단, 다양한 형태의 목소리가 생존에 더 중요하게 작용했다고 볼수도 있다.
목구멍이 짧으면 연구개를 구부려서 훨씬 더 풍부한 소리를 낼 수 있는데, 다른 유인원은 그러지 못한다.
실제로 오늘날 전 세계 언어의 모음 중에 서 상당수는 사람의 독특한 목구멍으로만 발성할 수 있다.
심지어 목구멍 뒤쪽을 꽉 조여서 발음하는 흡착음은 사람만이 낼 수 있으며, 사하라 이남의 많은 아프리카 언어에서 쓰인다.
후두가 올라오면서 목구멍이 짜부라지는 바람에 음식물을 삼키다가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훨씬 더 커진 것이다.
아기에게는 음식물을 삼키는 일이 정말로 위험할 수 있는데, 목구멍이 작아서 삼키기라는 기본적인 행위의 복잡한 근육 수축 행위를 조율할 공간이 크지 않기 때문이 다.
젖먹이나 아주 어린아이는 음식물이나 음료를 먹다가 목에 걸리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하지만 새끼 동물들은 그런 경우가 별로 없다.
인간의 목은 매우 복잡하게 설계되어 있음으로, 진화가 그것을 일일히 보정할수 없었다.
새롭게 목의 구조를 설계하는 것은 굉장한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진화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게 아니라, 해결하지 않는것이 생존에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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